원·달러 환율, 내년 말 1300원까지 오른다
한국 원화(KRW) 절하 속도가 내년에는 더욱 빨라져 2017년 말에는 달러당 1300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에서 송금받는 유학생이나 직장인들은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으며 한국으로 물품을 수출하는 한인 수출업체들도 수출 환경이 힘들어져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는 '2017 글로벌 외환 10대 테마'중 하나로 원화 매도를 2순위로(1순위 엔화 매도) 지목했다. 모건스탠리는 이에 앞서 내년 일본 엔화도 달러당 130엔 대까지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주말에 발표된 씨티그룹의 '신흥시장 외환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에 브라질, 러시아와 같은 원자재 수출국의 통화는 가치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한국, 중국과 같은 제조업 중심국의 통화는 가치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브라질헤알, 러시아루블(RUB), 페루누에보솔(PEN)은 매수대상으로 분류했다. 반면 매도 통화로 씨티는 멕시코페소와 한국 원화를 정조준했다. 실제로 멕시코페소는 도널드 트럼프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공언한 후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모건스탠리 역시 통화정책 차이와 자금이탈 가능성을 감안, 달러(USD)매수/원화매도를 내년 10대 테마중 하나로 선정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내년 분기별 원화 목표치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달러당 원화환율은 1분기에 1220원으로 상승한 후 2분기 1250원, 3분기 1275원, 4분기에는 13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취약한 경제성장과 국내의 과잉부채, 생산성 하락에 이어 엔과 위안화 하락 가능성까지 죄다 원화 하락을 압박할 것이라는 게 모건스탠리의 분석이다. 외환 분식기관인 스테이트스트리트도 내년 외환전략으로 '불확실성 대비'를 선정하면서 원화 환율이 큰 폭으로 절하될 것이고 밝혔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세계 주요 통화 중 달러만을 매수하고 영국 파운드, 일본 엔, 스위스프랑 등에 대해서는 중립을 제시했다. 반면, 남아공 랜드(ZAR), 한국 원화, 유로(EUR), 호주달러(AUD)는 매도 대상으로 선정했다. 트럼프의 재정정책이 실패할지라도 이미 쌓여 있는 인플레 압력은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져 채권보다 주식에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신흥국에 풀린 자금이 유출돼 미국으로 U턴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흥국 통화 가치는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현우 기자 kim.hyunwoo@koreadaily.com